“요즘 SNS 보면 다들 잘 사는 것 같지 않아?”
친구가 무심코 던진 이 말에 잠시 멍해졌습니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사는데, 정작 나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싶었죠. 누군가는 명품 가방을 들고, 누군가는 제주도 풀빌라에서 브런치를 올립니다. 같은 나이대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요?
최근 MZ세대의 소비는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인증’과 ‘자기 표현’이 되었습니다. 소유보다 경험, 명품보다 SNS 인증이 중요한 시대. 이 변화는 우리의 삶뿐 아니라 경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소유’보다 ‘경험’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명품 시계나 차를 사기보다는, 해외여행이나 미슐랭 식당 체험 같은 경험에 돈을 쓰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는 ‘가성비’보다 ‘가심비(마음의 만족)’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닿아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을 SNS에 공유함으로써 ‘나’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합니다.
'플렉스(Flex) 소비'와 과시형 소비
한편, ‘플렉스 소비’라는 단어도 익숙해졌습니다. 플렉스는 말 그대로 “과시하다”라는 뜻으로, 고가의 명품을 사거나 비싼 식사를 하며 경제력을 드러내는 소비입니다.
과거에는 자산이 축적된 중장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20~30대도 대출과 할부를 통해 고가 소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그 중심에는 SNS가 있습니다. 명품을 사는 행위 자체보다,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죠.
'리셀(Resell) 경제'의 부상
이와 함께 주목할 현상이 바로 리셀 경제입니다. 한정판 스니커즈, 명품 가방, 인기 있는 전자제품을 사서 되팔아 수익을 얻는 방식입니다. MZ세대는 이를 투자 수단으로 보기도 하고, 소비의 일부로 여기기도 합니다.
제품은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자산’으로 변모했습니다. 이는 공급이 제한된 브랜드 전략과 맞물리며, 중고 거래 플랫폼과 리셀 마켓의 급성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러한 소비 패턴 변화는 단순한 개인 취향이 아니라, 산업 구조 자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서비스 산업의 확대: 숙박, 여행, 미식 등 체험 기반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유통 방식의 변화: 소비자의 ‘즉각적 만족’을 반영해, 명품 브랜드조차 온라인 직판과 리셀 시장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자산화된 소비: 소비가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가격이 오를 제품에 대한 정보 탐색이 활발해졌습니다.
문제점과 고려사항
물론 긍정적인 변화만 있는 건 아닙니다.
과도한 지출과 부채: 보여주기식 소비는 소득 대비 과도한 지출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장기적인 재정 불안정으로 이어집니다.
사회적 격차 심화: 소비로 계급을 나누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심리적 압박: 비교와 과시 속에서 정체성을 잃고 불안에 시달리는 MZ세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험 중심 소비는 새로운 경제의 흐름이다
MZ세대의 소비는 이제 단순한 ‘돈 쓰는 행위’가 아닙니다. 자신을 표현하고,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하나의 방식입니다. 기업은 이들의 감성을 이해하고 대응해야 하며, 사회는 이러한 소비 행태가 장기적으로 건강한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금융적 뒷받침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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