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는 요즘 뭐하냐?"
명절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질문입니다.
“얘는 요즘 뭐하냐?”라는 말 한마디에 젊은이들은 괜히 시선을 피하고, 어른들은 안타까운 눈빛을 보냅니다.
누구는 취업 준비 중이고, 누구는 이직을 고민하며, 또 누군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방 안에 머무릅니다.
이유 없는 게 아닙니다. 지금, 20~30대 청년들이 멈춰 서고 있는 데는 분명한 배경이 있습니다.

일하지 않는 청년들, 숫자로 보면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하는 청년(15~29세)의 수는 13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20대 후반~30대 초반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많아지죠.
이 중에는 자발적으로 쉼을 택한 사람도 있고, 취업 준비 중인 구직자, 혹은 구직조차 포기한 이른바 '니트(NEET)'층도 포함됩니다.
이제는 "청년 실업"보다 더 복잡한 문제, 바로 청년 비참여 현상을 마주하고 있는 셈입니다.
왜 청년들은 일하지 않을까?
1. 불확실한 노동시장
지금의 청년들은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계약직, 플랫폼 노동의 현실을 더 먼저 접합니다.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일자리,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급여, 불공정한 채용 절차 등은 일할 이유를 약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어차피 해도 안 되는 거 아냐?”라는 체념이 자리 잡기 시작하는 것이죠.
2. 치솟는 주거비용과 삶의 부담
월세 80만 원, 취업해서도 독립은 꿈도 못 꾸는 현실.
서울에서 혼자 살기 위한 최소 비용이 월 200만 원 이상이지만, 신입 연봉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입니다.
고용 불안정 + 주거 부담 = ‘노력해도 안 바뀌는 세상’이라는 인식으로 연결되며, 청년들은 점점 더 사회 진입을 미루게 됩니다.
3. ‘성공’의 피로감
80~90년대의 성공 신화는 “열심히 하면 된다”는 메시지를 남겼지만,
지금의 청년들에게는 그 공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열심히 해도 불안한 삶’을 목격한 청년들은, 오히려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하자’는 선택지를 택하기도 합니다.
이는 단순한 나태함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에 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 현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1.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20~30대는 경제의 핵심 노동력입니다.
이들이 일하지 않는다는 건 소비 감소, 생산 감소, 그리고 장기적으로 세수 기반 축소까지 연결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젊고 유능한 인재 풀의 축소는 혁신 역량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복지 지출의 증가
일하지 않는 청년들이 많아질수록, 국가의 복지 지출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층을 위한 실업급여, 생계지원, 정신건강 지원 서비스 등이 증가하면서 재정 부담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해결을 위한 방향
1. ‘단절’이 아닌 ‘재도전’의 구조 만들기
청년들이 한 번의 실패로 낙오되지 않도록,
재교육, 직무 전환 훈련, 창업 지원 제도 등 탄력적인 재도전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주거와 생계의 최소한을 보장하기
단기적으로는 청년 주거지원 확대, 기본소득 논의를 포함한 생활 기반 보장이 필요합니다.
삶의 기본이 보장되어야, 일하고 싶은 동기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3. 청년이 직접 설계하는 정책 시스템
정책은 대상자의 언어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청년 당사자의 의견을 반영한 참여형 정책 시스템,
예를 들어 청년의회, 정책 플랫폼, 청년 고용 랩 등을 통해 실제 청년이 원하는 변화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일하지 않는’ 청년이 아니라 ‘기회가 없는’ 청년
지금 20~30대 청년들을 향해
“왜 아무것도 안 하냐”라고 묻기보단,
“당신이 다시 시작할 수 있으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요?”라고 질문해야 할 때입니다.
일하지 않는 청년들이 늘어난 건 단순한 개인의 나태함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삶을 설계할 수 없는 사회 구조에서 비롯된 결과입니다.
그들의 멈춤이 ‘게으름’이 아닌 ‘신호’ 일 수 있다는 걸 이해할 때,
우리는 진짜 해법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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