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친구와 저녁을 먹던 중 “중국이 부동산 때문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헝다’라는 거대한 부동산 기업이 무너지면서 중국 경제 전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부채만 무려 400조 원에 달한다는 뉴스 헤드라인을 보면서, 저는 자연스럽게 ‘레버리지’라는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헝다 사태는 단순한 한 기업의 실패가 아니라, 레버리지와 부채 구조에 대한 중요한 경고입니다.

헝다는 왜 무너졌을까?
헝다는 수년간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고급 아파트 단지를 대량으로 개발하며, 대규모 외부 차입을 통해 사업을 확장했죠. 문제는 ‘팔기 전에 먼저 짓는’ 선분양 중심의 구조였습니다.
소비자가 입금한 계약금, 외부에서 빌린 돈으로 부지를 매입하고,
또 다른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눈덩이처럼 부채가 불어났습니다.
결국, 부동산 규제를 강화한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와 함께 시장이 식자, 자금이 돌지 않게 되었습니다.
팔리지 않는 아파트, 쌓여가는 이자, 그리고 멈춰버린 공사 현장. 헝다는 더 이상 레버리지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겁니다.
레버리지란 무엇인가요?
레버리지(Leverage)는 '지렛대 효과'로, 적은 자본으로 큰 자산을 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금융 전략입니다.
기업은 자산을 늘리기 위해 부채를 활용합니다. 하지만 이 구조는 수익이 계속 들어올 때만 효과적입니다.
수익이 꺾이거나 시장이 침체되면, 부채가 짐이 되어 되레 기업을 짓누르게 되죠.
쉽게 말해, 레버리지는 '내 돈 아닌 남의 돈'으로 사업을 키우는 건데, 잘 되면 수익도 커지지만, 안 되면 손실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헝다 사태로 본 유동성 문제
유동성(Liquidity)은 ‘돈을 얼마나 빨리 움직일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입니다.
아무리 자산이 많아도,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하면 기업은 무너질 수 있습니다.
헝다는 건물, 땅 등 자산은 많았지만 현금은 부족했습니다.
외상으로 개발하고, 외상으로 판매를 이어가다 보니, 시장이 멈추는 순간 자금 흐름이 마비되었습니다. 이게 바로 유동성 위기입니다.
우리에게 주는 교훈
헝다 사태는 단순히 중국 부동산 시장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기업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너무 많은 빚은 위기를 키울 뿐입니다.
특히 투자나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레버리지’의 단맛만이 아니라, 쓴맛까지도 반드시 인지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의 정책 변화나 글로벌 경기 흐름에 따라 자금 흐름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항상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합니다. 아무리 큰 회사라도, 시장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결론: 레버리지는 양날의 검이다
헝다 사태는 레버리지를 잘못 사용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입니다.
'빚도 자산이다'라는 말은 조건부 진실일 뿐, 통제하지 못한 빚은 언제든 위기를 불러옵니다.
지금 우리 경제가 어떤 구조로 움직이는지, 내가 속한 산업이나 기업이 어떤 부채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 그리고 나 자신의 재정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헝다 사태 이후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입니다.
미래의 위험은, 지금의 선택으로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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